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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지넷 조회 15,266회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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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의 관계가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어느날 나는 회사일로 집 근처의 거래처에 잠시 나왔다

가 잠깐 집에 들어갔다. 아내의 얼굴이나 보고 갈 심산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요즘들어 통 외출도 않던 아내가 하필이면 그날따라 집을 비우고 있었다. 마침 장모님이 나를 보고는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신다. <자네가 이 시간에 왠일인가?>

    <네, 잠깐 요 근처에 일이 있어서 나왔다가 들렀어요.>

        <으응.... 그렇구만! 그럼 전화라도 하고 오지...> 왠지 장모님의 표정이 이상해보였다. 내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집사람 어디 갔어요?>

                <으응? 은서? 응, 아까 장좀 본다고 나갔네... 금방 들어올걸세...> 왠지 장모님의 말투가 평소때와는 좀 다르게 보였다. 하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예... 그럼 집사람 오면 저 왔다 갔었다고 말좀 해주세요. 전 다시 회사 가봐야해서요....>

                        <으응, 그러게나! 얼른 가보게...> 내가 다시 나간다는 말에 장모님의 얼굴이 안도의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이는건 내 착각이었을까?

                            집을 나서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찜찜했다. 회사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며 출발준비를 하는 순간 내 머릿속을 무언가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는 출발하려던 차의 시동을 다시 끄고는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1번을 누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내 핸드폰에 1번은 아내로 되어있었다. 곧 아내의 핸드폰번호가 뜨더니 곧 슬픈 음률의 통화대기음이 흘러나온다. 바꾼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처음 들어보는 음률이었다. 원래 아내는 기

                            분에 따라 휴대폰에 밝은 음률의 통화대기음을 설정해놓을때도 있었고 슬픈 음률의 통화대기음을 설정해놓을 때도 있었다. 아내의 휴대폰에서 슬픈 음률의 통화대기음이 흘러나오자 왠지 기분이 나빠졌다. 지가 슬플게 뭐

                            가 있다고 이렇게 슬픈 음악으로 통화대기음을 설정해 놓는단 말인가! 잠시 불쾌한 기분에 젖어있는 사이 곧 통화대기음이 끊기더니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나의 심란한 마음과는 달리 침착한 아내의 목

                                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왔다. <어, 나야!>

                                    <아, 당신? 어쩐일이에요?>

                                        <어쩐일은... 그냥 궁금해서! 근데 당신 지금 어디야?>

                                            <지금요? 어디긴... 그냥 집이에요....> 순간 머리털이 쭈뼛해진다. 온몸이 떨려왔

                                                다. <어, 알았어!> 나는 대충 대답하고는 서둘러 핸드폰을 끊었다. 눈앞이 아찔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도대체 아내는 왜 내게 거짓말을.... 잠시 마음을 진정시킨 나는 곧 차에 시동을 걸었다. 떨리는 손으로 핸들을

                                                    잡고 차를 출발시켰다. 이 상황에서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명확했다. 지난번 사내의 원룸을 향해 차를 몰았다.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기억도 못할만큼 급하게 차를 몰아 순식간에 지난번 사내의 원룸에 도착했다. 차

                                                    에서 내린 나는 황급히 사내의 원룸으로 올라가서는 현관문 앞에서 가만히 심호흡을 한번 했다. 속으로는 제발 내 의심이 틀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벨을 누를까 하는데 마침 현관문과 현관문의 문틈새가 엄지손가락 정도의

                                                    간격만큼 열려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누군가가 들어가면서 문을 꽉 안 닫은채로 놔두고 그냥 들어간 모양이었다. 살며시 현관문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문이 약간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방금전 문이 완전히 닫혀지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인 듯했다. 나는 소리가 혹시나 소리가 날까봐 더욱 조심스레 문을 열고는 살며시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선 내 눈에 제일먼저 낯익은 신발하나가 들어왔다. 여자의 하이힐.... 아내의 것이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