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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지넷 조회 10,743회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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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만 있다면- ‘이 과장, 오늘 한잔 어때?’ 또 그 놈의 한잔 타령이다. 언제나 퇴근 시간이 임박해서는 굶주린 하이에나 처럼 저녁시간을 같이 지내 줄 동료를 찾아서 사무실

안을 빙빙 배회하는 신과장. 사람들은 이제 그의 행동에 자못 무덤덤 하기까질 한다. 사람들은 속으로 카드 값이 무섭지도 않은지, 저렇게 술을 퍼 마시다가는 언젠가 퍼질 날이 올

텐데 하는 걱정마저도 앞선다.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렇게 관리자의 순위까지 올라 오면서 유학파나 낙하산 계열이 아닌 다음에 어떻게 아직까지 혼자 살 수 있는지 궁금하기만 했고.

그는 그 훤칠한 용모와 다르게 여자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듯이 산다. 여직원들 에게 조차 그 흔한 농담 한 번, 건네는 적이 없었으니까. 일이라면 또 그렇다. 어찌 그렇게 자기 회

사인 것처럼 열심이고, 나서대며, 일을 처리하는지 타 부서와의 회의 시에 똥마려운 강아지 처럼 다른 부서의 일마저 부산하게 챙겨 들고 들어 오는 그를 말릴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직

원은 없는 듯이 보였다. 나야 가정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정시 출퇴근 이지만, 언제나 남들보다 일찍 나와서 커피를 몇 잔을 빼먹는지 셀 수도 없고, 언제나 먼저 퇴

근하는 동료들을 배웅하는 그의 손짓을 보면 회사에 살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보였으니까. 아직 총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관심을 보이는 여직원이 있기는 해도 곧바로 신과장의 무덤덤함으

로, 더하여 회사에서 죽 때리는 그의 행태로 보아 결혼이라도 했다가는 그 스트레스를 집안에서 고스란히 당할 생각에서 였는지 아예 관심을 접어 버리는 여자들이 대부분 이었다. 그와

가끔 술을 대작하는 유 대리의 말을 들어보면 그의 주량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또 특징이었다. 1,2차는 기본이고, 대개는 술을 마시다가 술이 깰 때까지 먹고야 만다는 신과장의

체력은 도저히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후문 이었다. 사내 체육대회나 단합대회 때에는 그 술 실력과 더불어 신과장의 노래솜씨가 돋보이는 때 이기도 했다. 회식 자리 같은 곳에서는 반주가

있던 없던 간에 허리띠를 주욱 빼 들고는 마이크처럼 붙들고 한 곡조 멋들어지게 불러 제끼 면서 흡사 나이트 클럽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뱀 쇼 처럼 그 허리띠로 좌중을 폭소의 도가

니로 몰아 넣을 때면 다시 또 나의 마음 속에는 저렇게 가슴이 따듯할 것 같은 남자가 어찌 혼자 사는지 의문스러울 따름 이었다. 언제나 샌님처럼 술자리를 되도록 이면 마다하는 나에

게 오늘은 왠 일 인지 술을 같이 먹자고 들이대는 그의 의중을 알 길이 없다. ‘입사동기 끼리 오늘 술 한잔 어때?’ ‘오늘 제목은 또 무언데?’ ‘나야 뭐 꼭 제목이 있어야 술을

먹남? 땡기니까 재끼는 거지. 갈래, 말래?’ 오랜만에 둘이서 점잖게 술 한잔 해도 괜찮을 듯 싶어서 나는 승낙했다. 둘러선 직원들이 내가 왠 일 이냐 면서 한마디씩 했고, 내일

아침 살아서 보자는 둥, 내가 걱정 되었는지 퇴근하는 어떤 직원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이과장님 화이링 하면서 조크를 하기도 했다. 아니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승낙이었나 싶었다. 집에 전화를 하면서 차를 놓고 가겠다고 전하면서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다. 이거 괜한 술친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했고, 정말 누구 말대로 내일

아침 제대로 회사에 나올 수 있을 런지도 아리까리 했다. ‘제수씨가 뭐라고 하시나? 내가 잡아먹을 것 같으니 따라가지 말라고?’ ‘농담도… 그래, 어디로 갈꺼나?’ 우선 밥을 먼

저 먹자고 했다. 둘은 회사 근처의 내장탕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고는 신과장이 잘 안다는 술 집으로 향했다. 밥을 먹으면서 나는 신과장이 술을 시킬 줄 알았는데 곱게 식사만을 해서

나는 이제까지 보아오던 그와 조금 다른 면을 느꼈다. 입사동기로 대리도 과장도 같이 달았기 때문인지 다른 동료들 보다 더 가까웠고, 그 술버릇까지도 훤한 나였지만 오늘은 왠지 쓸쓸

해 보이는 것도 같아 나는 식사 도중에 그에게 물었다. ‘아니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나랑 같이 술을 먹자고 했누?’ ‘우리 그 동안 정말 오래도록 같이 붙어왔는데, 너무 소원한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우리 입사한 거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과장이네, 내년이면 벌써 차장을 바라본다니… 우리 입사해서 OJT해주던 인사과의 명대리 얘기 생각나냐? 회사생활은

3579 손꼽다가 퇴직하거나 기어이 머리 박고 죽었 읍네 하면서 지내던가 둘 중에 하나밖에 없다는 말. 기억 나냐?’ ‘암,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실감을 못했는데, 이제는 정

말 피부에 절절하게 와 닿는다. 너나 나나 물려 받은 재산도 없어, 어디 오라는 데도 마땅칠 않아, 뾰족한 새끼줄이나 핸드백도 없으니 머리라도 박을 수 밖에…허허’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 속에는 샐러리맨 만이 안고 있는 씁쓸함이 배어 있었다. 요즈음 입사하는 신출내기 신입들은 무언가 우리의 예전과는 달랐었다는 것에 스스로의 세월을 실감하고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 보다 먼저 정시에 퇴근하면서도 윗사람의 눈치를 보질 않았고, 업무분담 회의 시에도 정확히 선을 그어 예전의 우리처럼 남의 일이라도 도맡아 하려는 무모함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기획 안을 작성하는데, 반드시 종이에 초안을 적었다가 PC로 옮기는 우리들과 다르게 그들은 바로 모니터가 그들의 연습장 이었으며, 최종 보고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튀는 신세대들은 다르구나 하는 것을 매일 겪고 있으면서. 업무를 벗어나면 PC문맹이기는 매한가지인 우리들과 다르게 그들의 관심사는 항상 달랐다. 워크맨을 들으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

던 우리들과 다르게 그들은 MP3로 온갖 노래들을 PC에서 다운 받아 즐거움을 만끽했고, 기껏해야 단축버튼 사용이 고작인 핸폰 으로 그들은 속사포 같이 문자를 날리고, 사진을 찍어

대고, 우리들을 매번 깜짝 놀라게 하는 그 세대. 그러기에 이렇듯 관리자의 입장으로 전환된 우리는 시시각각 그들의 여파에 밀리고 밀려 3579타령을 해야 할지 명퇴의 그늘로 접어들

어야 할지 나날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유 대리의 말과 다르게 오늘 신과장은 분위기 있는 스텐드 바로 자리를 잡았다. 바텐더가 그에게 인사를 한다. ‘과장님 오셨습니까?

오늘은 술친구를 모시고 오셨네요?’ ‘응, 하도 혼자 오기도 뭣하고, 거시기, 따라다니는 인간들이 기운이 딸린다고 해서 오늘은 연식이 좀 오래 됐어도 싱싱한 인간으로 골라 왔지.

보관해 둔 술로 줘.’ 바텐더는 뒤 켠 에서 사람의 이름 표딱지가 걸려있는 양주를 꺼내 온다. 말로만 들었던 단골 주당의 찜술. 역시 신과장 이었다. ‘야. 너 보기 보다 멋있다

, 나는 드라마에서나 봤었는데…’ ‘이렇게 먹는 게 더 절약 된다구, 이곳은 내가 혼자 먹을 때나 오는 곳인데, 이렇게 너를 달고 왔으니 오늘 이 술 절단 났네 그랴.’ ‘걱정을

붙들어 매라고. 내가 어디 술로 끝장보는 사람이냐? 그건 그렇고 오늘 무슨 일 있냐? 혼자 먹는 이런 곳엘 다 데리고 오고…’ ‘뭐긴 뭐, 신세 한탄이나 하려고 왔지.’ ‘신세한탄

? 너야 혼자 사는 놈이 신세 한탄할 건덕지 라도 있냐? 대체 결혼은 할 생각이나 있는 거야?’ ‘왜 나라고 결혼 하고 싶은 맘이 없겠냐? 나도 남잔데…’ 회사에서의 활기찬 모습과

달리 오늘 신과장은 눅눅한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술을 들이키는 속도도 둘 다 느릿하기는 마찬가지 였고… ‘과장님, 아까 전에 전화 왔었는데…’ 알고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 누구길

래 술집에 전화를 다해서 너를 찾느냐고 되물었다. 신과장은 아는 술집 주인이라고만 대답한다. 자기가 들른 지가 꽤 되어서인지 전화를 했던가 보더라고 하면서 잠시 전화를 하겠다며,

자리를 비운다. ‘신과장, 여기에 자주 와요?’ ‘그럼요, 그런데 항상 혼자 오세요. 느즈막히, 지금보다 아주 늦은 시간 즈음에 혼자 오셔서 한 두잔 정도 온더 락스로 두잔 정도

드신 후에는 금방 가시곤 하죠. 오늘은 예외지만…저는 과장님께서 누굴 모시고 오는 거 처음 봐요.’ 신과장의 또 다른 면이었다. 항상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먹으러 가는 줄 알았는데

, 이렇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금시 초문 이었다. 나는 전화 건 사람이 더 궁금했다. ‘전화는 자주 오나요?’ ‘궁금 하신게 꽤 많으신 것 보니 별로 친하질 않으신가

봐요?’ 아주 재치 있는 바텐더였다. 단골의 신상명세에 대해서 은근히 보호하는 정중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아니요. 내가 술을 좋아하질 않아서 그렇지, 우리 이래 뵈도 입사동기

에요.’ ‘아, 그러시군요! 어느 여자 분인데,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음성이에요. 항상 과장님이 오셨는가 묻고는 오시면 전화 왔었다고 전해 달라고만 하시죠. 외상 값 같은 것은

남기질 않는 분인데, 아마 잘 아는 분 같아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핸폰 으로는 전화를 않 하시나 봐요. 과장님도 이곳에 오셔서 전화가 왔다는 얘기를 들으셔야 연락을 하시는 것 같

았거든요.’ 그 때, 신과장이 들어왔다. ‘내 술 좀 잘 놔 둬. 내가 금 그어 놨으니 알쥐?’ 신과장은 자리를 옮기자면서 돈을 냈다. 내가 내겠다고 하자, 오늘은 자기가 낸단다.

다음 번에 뻐들어지게 한잔 사라면서 그 집을 나오면서 택시를 잡는 폼이 회사에서의 그 기운찬 모습이다. ‘어디로 가게?’ ‘아무튼 오늘은 내가 가자는 대로 그냥 가자. 혹시 아냐

? 좋은 일이 있을지?’ 나와 신과장은 택시를 타고 강남의 번화한 유흥가 앞에서 차를 내렸다. 조금을 걸어 들어가자, 야화(夜花)라고 되어있는 룸살롱이 나왔다. 입구의 대리석 바닥

하며, 길다란 복도의 벽 조명등을 보니 왠간히 돈을 들인 곳이 아니었다. 이른바 물 좋은 웰빙 들이 들이닥쳐서 혼줄 나게 놀아대는 곳이 분명했다. ‘와, 이거 술 값이 장난이 아니

겠는데?’ ‘술 값, 쯤이야…’ 룸에 들어서자, 나는 고급 호텔에 온 것 같은 인테리어에 기가 팍 죽었다. 방안은 그야말로 싸구려 티가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와

, 너는 항상 이런 곳에서만 술을 먹냐?’ ‘아니, 내가 그냥 아는 집이야. 나랑 분위기가 않 맞아서리 자주 오진 않지.’ 그때 였다. 문이 열리면서 정장을 한 웨이터가 들어오면서

신과장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과장님 오셨습니까? 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오시라고 할까요? 애들도?…’ 신과장은 능숙한 솜씨로 안주와 술들을 시키고 여자는 두 명

을 들어오라고 시킨다. 술만 먹는 줄 알았더니만 여자까지… 역시 꾼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얼마 있질 않아서 문이 열리고 웨이터는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들고 들어오면서 여자들

이 들어왔다. 그런데, 여자는 3명 이었다. 2명은 지금 갓 대학에 들어간 듯한 알로 깐 도토리 같은 팽팽한 여자들 이었는데, 한 여자는 되 보여도 나이가 50은 됨직한 지긋한 중

년 여성이 들어왔다. 그 여자는 웨이터에게 부르기 전에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얘기하고는 웨이터가 나가자, 내 양 옆에 앉은 한 여자에게 눈 짓을 하자, 쪼르르 달려나가서 방의 문

을 안으로 걸어 잠근다. 그 지긋한 나이의 여자는 신과장 옆에 앉았는데, 나는 졸지에 두 여자를 양 옆에 끼고 술을 먹게 되어 황송할 따름 이었다. ‘신과장! 나는 얘네들 둘, 정

말 감당 못한다.’ 신과장은 괜찮다며, 그냥 먹자고 한다. 그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개를 했다. ‘과장님이 이렇게 손님을 모시고 올 줄은 몰랐네요. 인사드릴께요. 저 이 집

주인, 정화입니다. 너희들도 어서 소개해야지?’ 내 옆에 앉은 애들도 그제서야 소개를 하고는 아직 적응이 덜 되었는지, 아저씨와 오빠를 번갈아 불러대면서 나에게 술을 권한다. 나는

더 이상 여자를 부르지 않고, 주인마담의 술잔을 받는 신과장이 이상했다. 나라면 젊디 젊은 것들을 데리고 술을 먹어도 시원찮을 판에 왠 주인마담? ‘신과장, 정말 저 마담과 술대

작 할 심사야? 거 취미 참 독특하네.’ ‘괜찮다니깐, 자, 우리 모두 오늘, 죽자, 건배!’ 신과장은 술잔을 높이 치켜 들었다. 서로가 잔을 부딪치며, 술을 넘겼다. 아까의 스텐

드 바와 다르게 술은 속도를 높혀 가면서 뱃속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분위기가 흥에 겨웠는지, 신과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허리띠를 빼서는 그 놈의 뱀 쇼를 한바탕 흐드러지게 펼치고…나

는 오줌을 참을 수 없어서 화장실을 왕복하면서 점차 취기에 사로잡혀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도 조용조용 옆 사람도 들리질 않을 낮은 목소리로 신과장과 얘기하면서 자세

가 흐트러 짐도 없이 술을 주고 받던 마담이 플로워에 나섰다.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그 마담은 나이를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한듯 않한듯 매력적인 아이쉐도우 부터 온 얼굴을 적절한

톤으로 우아하게 화장한 모습은 정말 나이만 빼고는 아름답기 이를 데 없었으니까. 게다가 그 나이쯤이면 똥배에다가 쳐진 히프로 그런 섹시한 칵테일 드레스가 왠말 이라고 할 터 인데

정말이지, 체격 하나는 죽여주는 라인의 소유자 였다. 게다가 노래를 부르면서 갑자기 긴 드레스의 중간을 확 잡아 째는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드레스에서 미니스커트 로 분리되는 치

마를 입고 있었다. 다리를 가리던 천이 사라지고 암갈색 스타킹에 싸인 두 다리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와, 저 나이에 저런 체격이 왠일? 노래와 섹시한 춤이 끝나고 자리에 앉은 마

담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올해 연세가?’ ‘야 임마, 실례되는 줄 알면 묻덜 말아야지!’ ‘괜찮아요, 이런 자리에 어울릴 나이가 아니어서 저도 좀 쑥스럽긴 하네요. 저 내일 모레

면 50 끝자락 이에요. 놀라셨죠?’ 정말 놀랄 노자였다. 나는 신과장에게 입에 침이 튀어가며, 마담의 체격이며, 섹시한 모습 등을 줏어 섬기며, 내가 오늘 여자를 잘 못 고른 것

이 아니냐는 농을 섞다가 옆 자리의 여자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 방 안의 사람들이 어지간히 취기가 올랐을 때, 마담이 내 옆의 두 여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두 여자는

즐거웠다고 하면서 황망히 방을 나가는 것이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심정으로, 알토란 같은 탱글한 엉덩이를 흔들며 나가는 두 여자를 보면서 나는 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여자들이 나가고, 마담은 방안의 조명을 어둡게 낮추었다. 그리고, 노래방기기를 끄고는 구석의 스위치를 넣자, 그야말로 분위기 죽이는 유선방송이 흘러 나왔다. ‘우리 즐겁게 놀죠?

’ 우리 라는 말에 신과장과 나는 서로 쳐다보며, 웃음을 머금었다. 나는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서 자리를 떴는데, 오줌을 누고, 나오다 보니 두 사람이서 술잔을 섞으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다. ‘과장님이 안 드시는 것 같아서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한잔 따랐어요. 우리 모두 건배하죠.’ 나는 얼결에 마담이 건네준 스트레이트 잔을 받아 들었다. 신과장도 마담

도 한꺼번에 위하여를 외치면서 단 숨에 술을 넘겼다. 싸하니 목구멍을 넘어오는 술은 약간 쓴 맛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받아 넘겼다. 술이 과하긴 했어도 그 잔을 넘기

고 나자, 나는 정신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온 몸이 붕 뜨는 것 같고, 가슴이 스멀스멀 지리리 한 것이 오금이 재려 오기 시작했다. ‘야, 이거 기분이 묘하네, 신과장, 넌 괜찮냐

?’ ‘마담이 네가 왔다고 특별히 선사한 술이야. 평소랑 좀 다를 게다. 맛이 기가 막히지? 내가 아까 얘기 했잖아? 오늘 모두 죽자고!’ ‘뭐 약이라도 탔냐? 그래도 난 그런거

안 믿어.’ 마담은 신과장 옆에 앉아 있다가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확하고 풍기는 향수냄새. 쁘아종이 분명했다. 신과장과 나 사이에 앉은 마담은 두 남자의 다리에 손을 올려 놓고

는 슬슬 쓰다듬기 시작한다. ‘과장님 술에만 약이 있는게 아니에요. 제 술에도 약을 넣었어요. 우리 같이 즐겨요.’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이건 술도 아니고 약이라니… 이런 노땅 아

줌씨랑 놀려고 약까지 먹어야 되다니…나는 속이 끓었지만 신과장 체면도 있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 밖에…그러나,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약기운과 술기운이 상승효과를 가져 왔는지 내

좇은 이 상황에서 아랑곳 하질 않고 불뚝불뚝 제정신이 아니다. 대개 술이 많이 취하면 절대 발기가 않 되었던 나인데, 오늘은 술을 거나하게 들이켰음에도 이렇게 옷이 찢어져라 서대

는 것을 보면 약기운이 틀림 없었다. 신과장은 잠자코 술만을 들이킨다. 마담이 내 손을 쥐고는 자신의 넓적다리로 가져간다. 나는 미친 척하고 마담의 짧은 치마 속으로 손을 푹하니

찔러 넣었다. 스타킹이 끝나는 무렵 있어야 될 팬티가 없는 것을 알고 나는 헉 하니 숨이 막혔다. 곧 이어 마담의 입술이 나를 덮쳐왔다. 나는 브레지어도 않 했으면서 그 유선이 나

이답지 않게 도드라진 유방을 한 손아귀에 거머쥐려고 했다. 그러나, 그 크기가 만만치 않았다. 나와 마담은 입술 주위로 침을 범벅을 해대면서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진한 키스를

혀를 나누어 빨며 해댔고, 두 손은 옆으로 앉은 자세이면서도 치마를 걷어 내면서 가랑이를 벌리게 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마담의 치마는 가뜩이나 짧은 대다가 가랑